아파트 입주민들이 경비원에게 이른바 '갑의 횡포'를 부리는 소식은 우리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.
하지만 부산의 한 아파트 주민들은 달랐습니다.
가정 형편이 어려운 젊은 경비원이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자, 헌혈증과 치료비를 자발적으로 모금하고 있는데 열흘 만에 천만 원이 훌쩍 넘는 돈이 모였습니다.
어떤 사연인지 차상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.
[기자]
부산 해운대구의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일해온 34살 김 모 씨는 최근 친구들과 함께 떠난 여행길에서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.
두 팔이 부러지고, 허리와 머리 등을 심하게 다치면서 혼수상태에 빠진 겁니다.
아버지가 사업 실패로 진 빚을 대신 갚으며 가장 노릇까지 해온 김 씨의 사연이 근무하던 아파트 입주민들에게 퍼지자 주민들이 팔을 걷어붙였습니다.
아파트 직원들과 함께 헌혈증을 모으고, 치료비까지 보태고 나선 겁니다.
[이영희 / 입주민 : 어려운 환경에서도 너무 열심히 사시고, 어려움을 내색하지 않고 주민들에게 항상 밝은 미소로 성실히 일하시는 걸 보고 평소 참 좋은 직원이라고 생각했습니다.]
헌혈증이 없는 주민들이 헌혈의 집까지 달려가는 애정까지 보이면서 열흘도 안 돼 100장에 가까운 헌혈증이 모였습니다.
여기에 아파트 운영회사 측에서 치료비로 천만 원을 기부하면서 순식간에 천600만 원이라는 큰돈도 마련됐습니다.
십시일반 기부에 동참한 주민들은 전체 가구의 절반이 넘었습니다.
주민들의 따뜻한 배려에 경비원들은 큰 힘을 얻었다고 말합니다.
[허환준 / 아파트 보안팀장 : 다른 아파트는 (경비원을) 하대하는 경우도 많은데, 이곳 입주민들은 가족같이 생각해주시고, 너무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저희가 성심성의껏 일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.]
경비원 김 씨의 어머니는 생각지도 못한 도움을 받게 됐다며 수술대에 오른 아들을 대신해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.
YTN 차상은[chase@ytn.co.kr]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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